Stories
숫자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
치료 케이스 뒤에는 언제나 한 사람의 삶이 있습니다. 세 편의 기록을 매거진처럼 담았습니다.
Chapter 01 — The Father
임플란트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저희 아버지입니다
평생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던 아버지가, 밥을 안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너희 아빠가 요즘 밥을 잘 안 먹어. 왜 그러냐니 이가 아프다고 하네. 평생 한마디도 안 하더니."
아버지가 오셔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은 순간, 저는 헉 했습니다. 치아 개수는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뼈에 온전히 붙어 있는 치아는 네 개나 될까. 잇몸으로 식사를 버티시다가, 이제는 아예 식사가 안 되니 오신 것이었습니다.
겁이 많으신 아버지는 흔들리는 치아도 절대 안 빼겠다 고집을 부리셨고, 상악 9개·하악 7개의 임플란트를 심기로 했습니다. 판교에서 검단까지, 한 번 오실 때마다 긴 치료를 견디셔야 했습니다.
"야, 아빠가 고기를 너무 잘 드셔서 너무 좋댄다. 그동안 빠졌던 살도 금방 다시 올라오겠다. 고생했다."
약 5개월 후 보철물을 올리던 날, 힘들다고만 하시고 돌아가셨던 아버지. 몇 시간 뒤 어머니의 전화가 울렸습니다. "야, 아빠가 고기를 너무 잘 드셔서 너무 좋댄다. 그동안 빠졌던 살도 금방 다시 올라오겠다. 고생했다."
이제 여든을 바라보시는 아버지가 가족모임 때마다 고기를 잘 드시는 모습을 보면, 아들이 해드린 임플란트로 식사하신다는 게 아버지도 자랑스럽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환자분의 임플란트를 이 마음으로 심습니다.
임플란트
상악 9 · 하악 7
치료 여정
판교 ↔ 검단
기간
약 5개월
Chapter 02 — Five Seconds
턱관절 치료응급실에서 30분, 저희 진료실에서는 5초
하품을 하다 턱이 빠진 고3 수험생 — 응급실은 30분을 쩔쩔맸습니다.
수능을 몇 달 앞둔 고3 학생이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중에 크게 하품을 하다가 "딱" 소리와 함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침도 삼키기 어려운 채로, 학생은 그 밤에 2차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응급실에서는 30분 가까이 애를 먹었다고 했습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겨우 턱이 들어갔지만, 학생에게는 그 30분이 공포로 남았습니다. "또 빠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 때문에 하품도 마음껏 못 하고, 밥도 조심조심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턱은 다시 빠졌습니다. 이번에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저희 병원으로 왔습니다. 입을 벌린 채 눈물이 그렁그렁한 학생을 진료의자에 앉히고, 저는 딱 한마디만 했습니다. "괜찮아, 금방 끝나."
탈구정복술 자체는 5초면 충분했습니다. 힘으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턱관절이 어느 방향으로 빠져 있고 어느 각도로 되돌아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 — 그 차이가 응급실의 30분과 진료실의 5초를 가릅니다.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지켜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치료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한 번 빠진 턱은 관절을 잡아주는 인대가 늘어나 있어 재발하기 쉽습니다. 스플린트로 관절의 부담을 줄이면서, 늘어난 인대에는 PDRN 인대강화주사를 병행해 관절이 다시 단단히 잡히도록 도왔습니다.
생활 교육도 함께했습니다. 하품할 때는 턱 밑에 주먹을 받칠 것, 당분간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피할 것, 그리고 시험 스트레스로 이를 악무는 습관을 스스로 알아차릴 것. 수험생의 턱관절은 치아만큼이나 스트레스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입니다.
학생은 정상적으로 식사를 회복했고, 무사히 수능을 치렀습니다. 지금도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내원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턱 걱정 없이 지나가도록 지켜드릴 수 있어서, 저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 환자입니다.
응급 처치
탈구정복술
이후 치료
스플린트 · PDRN
지금은
재발 방지 관리 중
Chapter 03 — Diagnosis First
턱관절 치료6개월간 낫지 않던 턱관절, 정확한 진단이 바꾼 4개월
6개월간 낫지 않던 턱관절 — 문제는 장치가 아니라 진단이었습니다.
30대 중반의 여성 환자분이 내원하셨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스플린트를 제작해 6개월간 착용했는데도 턱의 통증과 소리가 나아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아침이면 턱이 뻐근하게 잠기고, 음식을 씹다가 관절에서 "딸깍" 소리가 나는 날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문진을 하다가 제가 더 놀랐습니다. "어떤 진단을 받으셨어요?"라고 여쭤보니, 환자분은 대답하지 못하셨습니다. 6개월을 착용한 장치인데, 정작 본인이 무슨 병명으로 왜 이 장치를 끼고 있는지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낫지 않는 통증보다, 이유를 모른다는 사실이 환자분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관절 촉진과 관절음 확인, 입이 벌어지는 범위 측정, 방사선 검사까지 — 결과는 디스크 전방변위였습니다. 턱관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앞으로 밀려나, 입을 벌릴 때마다 턱뼈가 디스크에 걸려 소리와 통증이 생기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림을 그려가며 지금 관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하나하나 설명드렸습니다.
기존 스플린트가 효과가 없던 이유도 그제야 분명해졌습니다. 진단 없이 만들어진 장치는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습니다. 스플린트는 종류와 두께, 교합 접촉점이 진단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잘 맞지 않는 장치는 오히려 관절에 다른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턱관절 치료는 장치가 아니라 진단이 먼저입니다."
디스크 전방변위에 맞게 스플린트를 재제작하고, 한 달 간격으로 내원하실 때마다 교합을 미세하게 조정했습니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잠시 쉬어가는 식사 가이드와 턱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관리도 병행했습니다.
4개월 후, 환자분은 아침에 턱이 잠기는 증상이 사라지고 불편함 없이 식사를 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내원 때 환자분이 하신 말씀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내가 왜 아픈지 알게 됐어요."
같은 스플린트라도 진단이 다르면 결과가 다릅니다. 턱관절 치료는 장치가 아니라 진단이 먼저이고, 환자분이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는 순간부터 치료는 이미 시작됩니다.
타 병원
6개월 호전 없음
진단
디스크 전방변위
재치료
스플린트 재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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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은,
당신일 수 있습니다.
과장 없이, 꼭 필요한 치료만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어떤 고민이든 편하게 들려주세요.
* 본 스토리는 실제 환자 사례를 바탕으로 하며, 치료 방법과 결과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